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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50대 중년 남성이 오기 힘든 이유

by polo53 2025. 3. 21.

 

 

첫째, 왜 50대 중년 남성인가?

50대에는 신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35세에서 50세까지 중년 남성의 체형 연구 논문을 확인해 보면, 나이가 들수록 허리와 배 쪽에 지방 침착이 집중되어 목둘레, 허리둘레가 더욱 증가하고 팔다리는 가늘어집니다. 그나마

한 살이라도 어릴 때는 기초 대사량도 높고 근육이 있으니 신체를 활용하기 효율적이지만, 55세 이후부터 관리하지 못한 신체는 쉽게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중년 남성들이 수영을 처음 접할 때 발차기 힘들어합니다. 동년배 중년의 여성과 남성은 둘 다 근육이 부족하지만, 여성은 하체 무게 중심이 있어 몸이 비교적 잘 뜨게 됩니다. 비록 여성이 근력은 부족해도 몸이 잘 뜬다는 전제 하에서 수영을 배우기에는 유리하다는 말이죠.

그리고 50대의 중년 남성들은 처음 수영장에 입문하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옆에 있는 아주머니들은 힘은 약해 보여도 둥실둥실 떠다니는데, 본인은 자꾸 다리가 땅에 닿으니 고개 숙인 남자가 되는 것이었죠. 그래도 수영장이 돈은 냈으니 한 달은 버텨보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배영 진도 나가려는데, 본인은 자유형 완주가 안 되니 배웠던 동작을 반복, 또 반복을 하니 흥미를 잃기 시작하는데요. 결국 다음 달 재등록을 포기하고 다른 운동을 찾기 시작합니다.

 

둘째, 수영으로 얻는 이점이 적다.

50대 중년 남성이라면 회사에서는 꽤나 높은 직급 또는 사회에서 많은 짬이 생깁니다. 물론 일을 꾸준히 할 경우이죠.

그런데 수영이라는 운동 매개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아주 플러스 요점이 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종목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 부장이 수영을 배워서 회사 이익에 얻는 점보다는 골프를 배워 얻어가는 이득이 더 많은 부분입니다. 우리가 운동할 때 꼭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골프를 배워 함께 라운딩을 나간다거나, 테니스를 배워서 상류 사람들과 전략적으로 교류하는 방법이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결과와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스포츠는 고도의 전략적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왕 운동을 할 것이라면 살아가면서 나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은 어떤 운동을 했을 때 가장 적합한지 따져볼 수 있겠습니다. 아쉽게도 중년 남성들이 수영을 통해 얻는 부가가치는 비교적 낫다고 볼 수 있지요. 

셋째, 수영복의 무

수영도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이쁜 신상 수영복이 매해마다 출시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중년 남성들에게 신상 수영복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배를 조금 더 가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합니다.

매번 수영복 신상의 상위 랭크는 여성 수영복입니다. 알록달록한 것이 "어머, 저건 꼭 사야 돼!" 구매 욕구를 당장 불러일으키죠. 그러나 중년 남성들은 수영복이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수영 배우러 왔는데 이쁜 수영복은 눈에 들어오지 않기에 수영복을 골라 입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50대 남성에게는이쁜 수영복으로 자신의 가치를 상승, 이런 상술은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수영복 업계에서 주 타겟 층은 여성입니다. 매 해 다양한 수영복 제품이 나오며 인플루언서들을 충분히 활용하기 때문에, 날씬하고 이쁜 모델이 수영복 광고라면 "나도 저런 걸 입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여성들은 수영장에서 다양한 수영복을 입어 보는 재미를 느낍니다.

설사 수태기가 찾아와도 해외 여행 때 입을 수영복은 또 따로 구매하지, 실내 수영장에서 기록을 내야 되는 수영복, 평소 가볍게 입고 연습하는 수영복 등 수영이 꼭 운동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자기 홍보 수단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중년 남성들은 이쁜 수영복을 입어도 이게 이쁜 것인지 못난 것인지, 평소 구분을 안 짓기에 수영복 업체에서도 남자 수영복에는 큰 관심을 안 가지게 됩니다. 자본주의에서는 팔리는 물건에 에너지를 쏟는 법이죠.

결론적으로 수영장이 이쁜 수영복을 입으러 간다는 재미를 중년 남성들은 느낄 수 없기에 수영장을 꼭 가야 하는 하나의 옵션이 줄어든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남자 수영복은 진짜 싸고 원단 튼튼하면 되는 것입니다.

넷째, 수영은 여성 운동이다.

중년 남성들이 수영장 가기 어려운 이유는 수영장에 대한 인식입니다.

수영장에 가면 왠지 중년의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엄청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며 본인이 가면 뭔가 뻘쭘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죠. 10년 이상 수영을 해오면서 느낀 것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비슷할수록 남자 회원들은 비교적 오래 수영장을 다녔습니다. 본인과 비슷한 XY 염색체 이상 비율이 95% 이상 넘어가면서 가끔은 나 혼자 남자다 싶으면 귀가 확 발리면서 수영도 하기 전 에너지가 고갈되는 그런 기분이죠.

이게 실제 사회 실험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 만날 경우 대부분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거나 관심을 보이게 됩니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파티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자신감을 볼 수 있는 성비 비율은 6대 4가 황금 비율인데 이때 가장 많은 커플이 발생할 수 있는 비율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더 많아야 남자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만약 여성 비율이 7대 3, 8대 2까지 올라가는 순간 파티는 끝장납니다. 여성들끼리 "언니, 동생" 서로 마음에 든다 하면서 남자를 배제시키고 본인들만 놀지요. 그리고 남자들은 거기에 눌려 강한 남성성을 뽐내고 싶어도 평소에 자신감 넘치는 사람도 그 자리에서는 조용해지기 마련이죠.

수영장에서 연애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여성 회원이 대부분 있는 수업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남자 회원이 눈에 띄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호칭이 "어, 그 아저씨 오셨네?", "어, 그 총각 왔어?", "아, 미스터 킴 먼저 일반 서세요." 하면서 자꾸 찾게 되지요. 특히나 50세가 넘어가는 중년 남성에게는 이 부분이 꽤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요.

사회에서 명함으로 태도가 바뀌고 나의 직위로 사람들과의 관계가 매사 조심스러웠지만, 이 수영장 안에서는 "나를 무시하는 것인가?", "나 혼자 남자라고 욕하나?" 의심과 오해의 불씨가 자꾸 자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많았으면 말이라도 통했을 건데,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 있다가 이 수영장 수업 중에 만나게 되니 중년 남성들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겠지요. 물론 수영을 오래 한 사람들은 물속 초기의 이 수영장 분위기를 잘 알기에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운동만 하고 갑니다.

수영도 힘들어, 분위기도 힘들어, 관계도 힘들어, 수영장이 중년 남성이 입문하기 힘든 이유도 이제 이해가 됩니다. 수영은 여성들이 하는 운동이다, 이런 사회적 고정 관념이 계속해서 수영을 멀리하게 되는 것이죠. 수영은 더 나이 들어서 다리가 안 움직일 때 다녀야지, 아, 지금은 젊었을 때 취미로 했던 축구나 농구 계속하면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더 격렬한 인기 운동이 수영을 멀리하게 되지요.

 

오늘은 중년, 50대 남자들이 수영을 오래 다니기 힘든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물론 제 주변에도 6, 70세 이상의 남성 어르신이 수영을 많이 하지만, 어디까지나 여성 회원과의 비교입니다. 물에서 하는 에어로빅, 남자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되며, 사실 남자 여자를 따질 게 안 되는 아주 좋은 운동입니다.

수영 강습에 99% 여성 회원인 이유도 앞서 제가 이야기했던 내용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나마 코빅에 비해 수영이 훨씬 대중적이고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기에 중년 남성들도 보이고 있지요. 여기까지 수영장에서는 왜 중년 남성이 중년 여성에 비해서 적은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